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후기, 꼼꼼한 힐링과 웰빙

회사에서 숙박권이 하나 나왔는데, 이게 뭔가, 의도적인 불편함? 와이파이도, 전화도 안터져, 리조트 전체가 금연에 외부 음식 반입 금지, 저녁 때 맥주 한잔이나 가능한건지..


뭐 이런 델 가라고.. 굉장히 떠나기 망설여지는 리조트,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힐리언스 선마을.

2018년 10월 말 힐리언스 선마을을 1박 2일로 다녀왔다.


꼼꼼한 웰빙과 힐링


리조트 자체가 경사가 있는 가파른 부지로, 주요 시설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딜 가든 숨이 찰 정도로 걷는다. 그냥 가로질러 가면 될 곳도 이리저리 꼬아서 많이 걷도록 만들었다. 불편하게, 의도적으로.

공기가 워낙 좋고 경치도 좋으니 뭐 건강을 위해 이 정도는 확실히 감수해도 될 것 같은 느낌..

물론 경사지고 거리가 있는 숙소임에도 차는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주차 후 직원들이 짐을 옮겨주도록 되어있다. 물론, 무거운 짐을 날라야 하는 직원들은 전기차를 이용 한다.

그럼, 우리들은? 
"아~ 걸을 수는 있게 해 드릴께." 바로 지팡이, 숙소나 주요 시설마다 비치 되어있다.

우린 가을에 가서 괜찮았지만, 숙소 안은 냉장고, 에어컨, 취사도구도 없다. (대신 온돌이다.)체크인 후엔 계량 한복을 나눠주는 데 이건 뭐 그냥 컨셉인 거 같고, 편하니까 많이들 입는다. (팔기도 한다.)

힐리언스 선마을 아름다운 단풍길
가을 단풍과 함께 이동하는 모든 순간이.. 등산이닷!

힐리언스 선마을 지팡이 짚고
한복 입고 지팡이 짚고.

힐리언스 선마을 주요시설
사진은 없지만 각종 시설들은 매우 깨끗하고 곳곳이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작은 도서관, 스파(그냥 사우나), 명상하는 곳, 웰빙교육 장소, 카페등이 있고, 식사는 매끼니가 나온다. 다 저염식단이지만 맛있다. 맛있을 수 밖에 없다. 식사하러 가는 것도 꽤나 힘드니까.

처음엔 티비도 없고 숙소에서 술 한잔 못하는 데 어떻게 견디나 걱정 했지만 기우일 뿐이다. 식사를 하고 산책 후 숙소로 가면 쓰러져 자기 때문. 시골에 살면 어르신들이 저녁 9시에 주무시는 것처럼. 단, 그렇다고 새벽 대여섯시에 눈이 떠지고 그런 건 아니다. (장기투숙 하면 가능 할지도)

정말 통신두절에, 금연?


사실은 다 된다. 안테나가 가끔 주차장이 있는 입구쪽에 가면 한 두개 뜨지만, 통화는 거의 불가능. 비즈니스룸에서는 와이파이가 된다. 아마 전화도 되는 듯.(안해봤지만 주로 단체는 회사에서 워크샵으로 오기에 특정 장소는 되도록 만들어 놨다.)

입구 차단기에서부터 전화가 안 터지므로 가족들에게 미리 연락을 취해둬야 한다.

식당에서는 와인을 파는데 잔 당 5천원이다. 리조트 내의 카페에서는 두 세가지 종류의 맥주(대강 에일과 하나는 잘 모르겠음)도 판다. 카스나 마트 수입맥주 같은 건 안보였다.

담배는 주차장 한귀퉁이에 안알려주면 절대 모를 곳에 숨겨져 있다. 하지만 숙소가 숲속동이라면 왕복 30분은 걸리니 포기하고 만다. 아마도 금연 리조트에 억지로 끌려온 분들이 종종 있으니 마지못해 생긴 게 아닐까.

떠나면서


1박2일이었지만, 한 번 쯤은 가볼 만한 곳이다. 힐링 된다. 경치도 좋고, 음식도 좋고, 적당히 걷고, 고개를 푹 숙인채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요즘 풍경도 없고. 건물이나 시설, 침구류, 의자등등 모두 고급이고 친환경적이다.

떠날 땐 더러운 매연에, 깨진 아스팔트, 인공적인 맛들로 가득한 내가 사는 익숙한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안도감이 잠깐 스친다. 또 한편으로는 미래 디스토피아를 그린 영화 속 낙원에서 지하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허탈함도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가장 많이 본 글